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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시계 분실 사건 - 사랑하는 것을 잃어버리는 일 어젯밤 유난히 몸이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헬스장에 갔다. 저녁까지 먹고 가서 시간이 9시가 다 되었다. 헬스장 문이 닫기 전에 짧게 운동을 끝내야해서 바쁘게 움직였는데, 손목시계를 라커룸의 두꺼운 점퍼 위에 살짝 올려 놓는다는 것이 어디엔가 떨어뜨렸던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와 한참 지나서야 손목시계를 안챙겼다는 생각이 났다. 시간은 이미 밤 11시. 짐이 늘 많고 작은 물건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지라 내가 좋아하는 이 손목시계는 항상 신경 써서 같은 곳에 보관했었는데... '괜찮겠지' 라고 생각한 이 딱 한 번이 결국 일을 그르쳤다. 좋아하는 시계인데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받은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많이 속상했다. 혹시나 하고 센터에 전화해 보았지만 역시나 너무 늦어 통화가 되지 않았다. 운동을 ..
좋은 관계의 비밀 - 대등한 동반자 의식 "지금 결혼한 지 몇 년 차지? 아직 신혼 같네... 근데 한 번 살아 봐라~ (...그런 관계는 곧 끝나게 되어 있어...)" "...???"조언인지 악담인지 모를 어른들의 말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주변 사람들과 대등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우리 부부는 꽤 '아직 신혼'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아직 아이가 없어서'라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우리가 누구보다 평등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하루의 작은 계획부터 크고 작은 재정 관리, 우리가 걸어가야 할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까지 거의 모든 일을 함께 대화하고 결정한다. 신랑이 자신도 모르게 기저에 깔려 있는 가부장적인 의견을 낼 때면 (예를 들어 시댁 부모님의 의견에 무조건 순종해야 한다거나, 가사일의 일부..
삼청동에 눈이 펑펑 2017. 11.25 (토요일) 삼청동길-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눈이 소복소복 내리기 시작하더니 별안간 함박눈으로 변했다. 아주 잠깐 내린 눈이었다. 순식간에 '로맨틱 삼청' 으로 만들어 버리곤 흔적도 없이 사라져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거짓말 같았을 눈이다. 오전의 삼청동은 조용했다. 카페의 메뉴판을 보자마자 우리 둘은 동시에 한라봉 오미자 블렌딩 티! 나도! 를 외쳤다. 따뜻하고 상큼한 향이 입 안 가득- 스윽-슥- 스케치하는 연필 소리와 부드러운 붓질의 감각이 좋다. 가족들과의 수다+조식 그리고 그림 소풍으로 이어진 이 날의 아침은 겨울인데도 유난히 즐겁고 따뜻한 날이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 삶은 당신과 나의 관계 죽음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살아있음의 의미를 극명하게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쿠라와 하루키의 만남은 나에게 삶의 의미, 관계의 의미, 선택의 가능성을 이야기해 주었다. 영원히 '내일'이 있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삶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나의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날이 언제인지 모르고 산다는 것이 결코 삶을 연장시켜주지도 않는다. 짦은 삶동안 만나는 나의 가족과 친구가 결정적인 삶의 요소인 이유이다. 추가로 있을 다른 인연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현재 맺고 있는 인연을 내 삶의 주요 등장 인물들로 인식해야 한다. 사쿠라에게 하루키가 그러한 유일한 친구가 되어 주었고, 그 이후에 또 그런 친구가 없는 채로 삶을 마감한 것처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이 표현은 사쿠라와 하루키가 서로의..
휴가가 끝난 후에 하는 다낭 이야기 #휴가가 끝났다. 한 주 만에 한국은 여름을 완전히 걷어 내고 가을을 깔아 두었다. 오늘- 일상으로 돌아오는 첫 날 아침. 면세점에서 새로 산 Bianco blender로 건강음료는 만들어 마셨지만(정말 맛있다!), 수영은 포기하고 말았다. 새벽이 너무 어두워서. 어제는 기분이 좋은 나머지 늦잠을 자다가 여행 짐을 풀며 집 대청소를 했고, 이케아와 롯데마트에 가서 밤 12시가 되도록 장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대사는, "한국이 참 좋다!" #여행 첫 날 전체 여행을 기대하는 마음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숙소에서 20-30분 정도만 걸어가면 한시장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 삼아 출발을 했다. 여행 내내 쓰고 다닐 밀짚모자를 하나씩 사기로 했다. 공항에서 최소한의 환전을 했으니 앞으로 쓸 돈을 한..
서핑 몸 만들기 50일 도전 (준비) 운명적으로 여행 전 운동으로 몸을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딱 50일 남았다.어제 맛보기로 운동을 해 보았는데, 아직 힘들긴 해도 에어컨 켜고 선풍기 앞에서 하면 해낼 만 했다. 50일 간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서 몸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운동은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런지부터 스쿼트, 플랭크, 크런치, 레그레이즈 이렇게 다섯가지를 포함시켰다. 최소한 스쿼트와 플랭크는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서핑할 때 다리를 앞으로 끌어 오는 코어 힘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아침엔 수영을 하고, 저녁엔 이렇게 코어 운동을 하면 제 아무리 쌓인 지방이라도 타지 않고 베기겠어?! 인터넷에 대부분 30일 도전표가 있길래, 우선 그 이후 날짜의 운동량은 비워두었다. 30일 지난 후 나에게 맞는 양으로 결정해서 적어 넣을 것이..
[수영] 황당한 월반 # 2017년 3분기 (7~9월) 시작 7월이 되면서 수영장에 새로운 회원들이 몰려올테니, 지난 기간 초반처럼 시끄러운 일이 생길 요소가 많다고 생각했다. 머리를 감아라, 빨리 빨리 해라, 여기 규칙이다... 하는 할머니들과 젊은 사람들간의 싸움들 말이다. 4월에 처음 왔을 때 머리에 샴푸 안하는 사람들 있는지 지켜본다고 수업시간 10분이 지나도록 샤워장을 지키고 서서 별 욕을 다하던 그 할머니를 떠올리며, 한 번 지나온 길이니 이번엔 누구랑 부딪치지 않으려고 다짐까지 하게 됐다. 역시 새벽 첫 반임에도 사람이 많았다. 관리하시는 아주머니도 바뀐 것은 예상 외였다. 지난 달보다 젊은 분 같으면서도 아주 허둥되는 스타일이었다. 그 분께도 오늘이 처음이라 힘이 빡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이 움직이면 ..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by 팀 켈러 (2017-06-24) 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일에서 감정을 빼자. 감정이 섞이면 업무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감정을 제거하고 담담하게 임하자.’ 팀 켈러는 [사랑하기로 결단]하라는 장에서 감정과 행동 중에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리 저리 시도 때도 없이 요동 치는 감정에 끌려 다니면 관계를 망칠 수 있으니 스스로 (사랑하고 헌신하겠다는) 결단을 하고 그 원칙을 따르라고 한다. 그러면 망칠 일은 줄겠지만 왠지 결혼 생활이 커다란 업무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팀 켈러는 그렇게 했을 때 그 후에 맺는 열매가 크고 기쁜 일이라고, 성경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자기 중심성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내 안의 이기심을 버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