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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별, 기록/Review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결혼을 말하다> by 팀 켈러 (2017-06-24)



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일에서 감정을 빼자. 감정이 섞이면 업무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감정을 제거하고 담담하게 임하자.’

팀 켈러는 [사랑하기로 결단]하라는 장에서 감정과 행동 중에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리 저리 시도 때도 없이 요동 치는 감정에 끌려 다니면 관계를 망칠 수 있으니 스스로 (사랑하고 헌신하겠다는) 결단을 하고 그 원칙을 따르라고 한다. 

그러면 망칠 일은 줄겠지만 왠지 결혼 생활이 커다란 업무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팀 켈러는 그렇게 했을 때 그 후에 맺는 열매가 크고 기쁜 일이라고, 성경에 그렇게 나와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자기 중심성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한다. 내 안의 이기심을 버리는 일. 내가 성숙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데 생각이 미친다. 오랜 세월 극복하고자 노력해 온 부분이다. 

래도 어떤 때는 서운한 마음이 도저히 걷히지 않는다. 어쩌면 실상은 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서운할 이유도 없고 그의 사무치도록 억울한 마음이 사실이라면 (내가 믿고 있지 않지만) 나 스스로 만든 감옥 속에 들어앉아 괴로워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리석은 짓이다.

상대를 지배하려고 하는 심리. 날개를 꺾고 내 안에 가두어 두려 하는 것은 그렇게 멋진 생각이 아니다. 그러나 신뢰하지 않는 대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나 스스로 이 속박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근본적으로 내가 지배할 수도 가둬둘 수도 없는 사람을 말이다.

선을 돌려 나의 삶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어쩌면 더 나은 방법이 떠오를 지도 모르겠다.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가.
내가 원하는 결혼 생활은 어떤 모습인가.

어떠한 대상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 때문에 나의 생각과 영혼이 가두어 지는 것은 팀 켈러에 따르면 언약의 대상을 오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이다. 결혼은 그 사람과 나 사이의 일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하나님과 나와의 약속이라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약간 혼란스럽다. 로맨틱한 감정을 포기하라는 것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논리적으로는 받아들여진다. 피상적인 사랑을 넘어 서로의 진실한 모습, 바닥까지 오픈한 모습을 인정하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섬기며 따뜻하게 감싸주리라고 약속했던 것을 지키라는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면서 내가 그것까지 감싸안겠다고 선언했던 것인지 솔직하게 묻고 있다. 그랬다고 답한다면 그게 이것인지 몰랐던 것 같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면 앞으로 억지로라도 그런 것으로 생각을 바꿔야만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이 강제적으로 느껴지고 자발적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가 생각했던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런 것을 상상해 보기나 했었는가.

지쳐서 그런지 좋게 생각해 볼 힘이 솟지를 않는다.
앞으로 우리는 그저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 받을 일밖에 남지 않은 것인가.

슬프다.

에게 배우자를 영광스럽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의 이기심이나 자기중심성이 그동안 나를 갉아먹고 있던 죄성이라면, 결혼생활에 있어서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민했어야 하는 부분이 배우자의 성장이었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에게 그러한 능력은 없지만, 그것을 이루실 분의 능력을 믿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진실의 힘과 사랑의 힘을 조화롭게 해 줄 은혜의 힘 또한 결혼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