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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별, 기록/Tagebuch

Feeling more alive

여기는 마포도서관의 열람실 자리 중 창가와 가까운 곳이다. 

수영 가방과 건강음료, 전자책과 다이어리.

요즘 나에게 안정감을 주는 풍경이다. 


수영하다가 코피가 났다.

나보다 더 놀란 할머니 회원 한 분이 나에게 "어!! 코피코피!!" 해서 코를 만져 보니 정말 코피가 흐른다.

나가야겠다.. 하고 있는데, 팔에 힘을 주기도 전에 엉덩이가 들렸다.

돌아보니 '긴급상황'임을 인지한 아저씨 회원 한 분이 내 엉덩이를 받쳐 올리고 계셨다.

도움의 손길이 감사했지만 가끔 코피가 나는지라 전혀 놀라지 않은 나는  "제가 올라가 볼께요" 하고 엉덩이 손을 저지했다. 선생님이 휴지로 지혈을 도와주시며, "저 회원님이 혹시 자기 오리발에 맞은 것 아니냐며 걱정하세요." 하셨다.

아니라고 안심을 시키고, 잠시 앉아서 지혈을 하고 샤워실로 나왔다.


수영 등록하고 처음으로 제 시간에 수업에 들어간 날인데, 선생님도 안오시고(부친상) 코피까지 나서 빨리 나와야 했다. 얼마 전에 배운 플립턴을 한 번 연습한 게 원인인 것 같다. 아직 요령이 없어서 한 바퀴 뱅글 돌자마자 코가 맵고 눈물이 났으니 말이다. 돌 때, 숨을 참는 게 아니라 내뱉으며 해야 하나보다. 자유수영이라길래 괜히 레인을 하나 넘어가서 해보다가 왠지 낭패다. 아직 나는 첫 번째 레인에서 해야 되나보다.


다 씻고 옷 입고 마치 내 자리인 양 열람실 창가 자리에 앉아 아침에 갈아 온 건강주스를 마시며 책을 좀 읽었다.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는데 어제보다 바람이 약간 찬 듯 상쾌했다.


내 인생에 아침이 추가되면서 살아 있는 기분을 만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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