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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별, 기록/Artist

궁서흘림체 ; 홍홍홍

2016-11-24


지난 시간에 진도 따라 잡느라고 연습을 충분히 못해서 수업 시작 전에 시간을 좀 확보했다.

궁서체 연습을 하려는데 무엇을 써야 할 지 인터넷에서 찾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와 같은 별명을 쓰는, 심지어 '새댁'인 분이, 게다가 "캘리그라피 수업 4번째" 라는 제목으로 내가 찾던 궁서체 연습 글을 올려 둔 것을 찾은 것이다.

혹시 내가 글을 올렸나 싶을 정도로 나와 상황이 비슷한 사람이 있다니..

지난 번에 '홍대의 홍시' 라는 분이 내가 찾던 맛집을 소개해 둬서 깜짝 놀란 적이 있는데, 혹시 그와 동일인인지 살펴 봤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남들이 그렇게 살기 어렵다는 "평범한 삶"을 내가 살고 있는 것인가!!


소..오...름.....!






여하튼 여기서 찾은 "봄, 여름, 가을, 겨을" 을 재료 삼아 궁서체 연습을 한다.


여름엔 땀이 흐르고,

가을엔 낙엽이 달린다.





한 계절을 다 쓰니, 수업이 시작되었다.



흘림체 모음

흘림체 모음은 'ㅜ', 'ㅠ' 부터 시작했다.

이미 배운 가로획과 세로획을 꺾어 잇는 글자다.

첫 시간부터 배웠지만, 붓의 방향이 바뀔 때 붓의 방향을 잘 바꿔 주는 것이 쉽지 않다. 

그 연습을 손에 익히는 과정이었다. 







'ㅗ' 와 'ㅛ' 는 아직도 잘 써지지 않는다. 

'ㅗ' 는 그나마 위에 붙어 있는 자음에 따라 잘 써 질 때도 있지만, 'ㅛ'는 영 안써진다.


우리 선생님은 시범을 보일 때 학생 중 한 사람의 자리를 빌려 그 화선지에서 강의를 하고 일어나는데,

'ㅗ' 와 'ㅛ' 를 가르치실 때 내가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 앉아서 하셔서 나한테 좀 어려워진 것 같기도 하고..


영 헤매고 있으니 내 자리에도 와서 한 번 써 주셨는데, 그래도 어렵다.. 

어떤 글씨들은 몇 번 써 보면 아~ 이런 느낌이군. 하고 감을 잡아서 쓰게 마련인데,

이건 영 감을 못잡겠다.





어느덧 수업을 마무리할 시간이 되어서 오늘 배운 궁서흘림체 모음이 들어가는 글자 여러개를 한 페이지에 적었다. 

'용' 자의 'ㅛ' 는 여전히 어렵지만, 오늘의 수확(?)은 내 이름의 '홍' 을 편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ㅎ' 과 'ㅗ' 를 자연스럽게 이어 쓰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강의실 분위기

수업 받는 우리 강의실은 이렇게 가운데 8명이 앉을 수 있도록 둘러 놓은 책상과 창문 쪽을 바라보는 자리 5개 정도로 되어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쓰는 것도 슬쩍 슬쩍 보면서 하는 것이 좋아서 늘 이 자리에 앉는다.

선생님이 강의하실 때도 모두가 모이기 쉬운 가운데 좌석 중 하나를 골라 앉으시기 때문에 선생님 글씨를 보기에도 좋은 시야다.


▲ 'ㅗ'와 'ㅛ' 쓰기를 어려워하니 선생님이 예시로 써 주신 '녹용'



수업이 끝날 때가 되면 

연습한 화선지가 이만큼 쌓인다.




이제는 꽤 친해진 나의 문방사우들.

굵고 무거운 붓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붓의 솔기를 부드럽게 다듬을 줄 알고, 사용 후에는 깨끗이 씻어 예쁘게 말려둘 줄도 안다.



다른 학생분들의 글씨












(홍홍홍...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