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0
자음과 모음을 합쳐 음절, 단어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자음, 모음의 원래 생긴 모양을 고수해야 하는 줄 알고 적다 보니 글씨를 다 썼을 때 어색한 모양이었다.
알고 보니 한 글자를 쓰더라도 전체 모양을 염두에 두고 기준으로 삼은 (상상 속) 사각형의 틀에 맞게 채워 넣는 것이 중요했다. 그 사각형 안에서 구역을 나누고 자리를 지쳐야 완성된 글씨가 예뻤다.
한 글자를 쓰면서 두께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처음 붓을 잡았을 때 먹의 양 조절이 어려워 결국 모든 선이 합쳐졌던 기억이 난다.
글씨를 쓸 때도 종종 그렇게 되곤 했는데, 붓의 끝을 뾰족하게 유지하는 것 만큼 붓이 담고 있는 먹의 양을 알고 쓰는 것도 중요하다. 무조건 굵게, 혹은 얇게 쓰는 것 보다 쓰는 내내 처음 시작한 것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자음+모음 이후에 받침을 쓰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ㅇ' 과 'ㅎ' 이다.
직선을 긋는 것 보다 곡선을 긋는 것이 고난이도인 것은 올곧게 사는 것보다 융통성 있게 사는 것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자음과 모음을 합쳐 글씨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처음으로 의미를 가진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아이가 크면서 처음 하는 말이 부모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듯,
글씨를 쓰면서 처음 쓰는 글도 큰 기쁨이 되었다.
내가 의미를 담은 첫 문장은 "쟈기 사랑해(쟈키 샤룽해)" 인데, 쌍자음을 연습하는 시간에 쓴 것이다.
쌍자음을 연습하는 척 하면서 하나씩 몰래 몰래 쓴 글인데, 선생님이 알아챘을 지 모르겠다.
풋..
다 커서 한글을 다시 배우는 기분이다.
2016-11-14 이름 쓰기
"홍"
내 이름, 특히 성이 어려운 글씨다.
그렇지 않아도 동그라미를 쓰는 게 어려운 일인데, 두 개나 들어가 있다.
그 두 개를 껴 넣으려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해야 한다.
동그라미를 예쁘게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
▼ 선생님이 시범으로 써 주신 "홍"
글씨를 '그리기' 위한 연습으로, 굵기/크기/길이/각도를 변형해서 쓰기 연습을 했다.
'복' 자를 변형해 쓰는 연습을 처음 할 때는 기형적 글씨를 쓰는 것 같아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쓰고 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조금씩 변형한 글씨들이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귀엽거나, 둔탁하거나, 얌체 같거나, 통통 튀거나 하는 등 글자들이 자기만의 성격을 갖기 시작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 를 연습할 때 였다.
선생님 : 오늘 슈퍼문 뜬대요~어느 학생 : 와, 몇 시에요?!선생님 : (............?!?!)
이것으로 판본체 수업은 끝이다.
다음 시간에는 궁서체를 시작한다고 한다.
궁서체 약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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