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시별, 세계여행/대한민국, Korea

[서울여자 시골탐험] 4월 첫 주, 텃밭이 생겼다!

첫 날, 밤에 도착!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은-


대치동에서 천 원어치 사서 뿌리 심어둔, 내 대파.


지지난주에 화분에 심고 물도 안 준 채 방치되어서 자랐나 죽었나 매일 궁금했었다.
기특하게도 초록색 대파가 쑤욱 자라있다.
기분 좋게 아침 시작한다~



시골집에서는 도착 하자마자 보리차 끓이는 게 중요한 일이다.
집 정수기에서 생수를 매번 담아 와서 마시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보리차 가져다두고 끓여먹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자리끼로 두고 자다 깨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한 모금 마시는 보리차-
최고최고.



자기 전 새우깡타임은 소설 1권 다 읽고 영화로 보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와 함께~


—————
다음날 아침


세상 깜짝 놀란 순간!
마당이 노란 꽃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가 꽃밭이었구나!


지난밤에는 깜깜해서 보이지 않던 노오란 민들레가 마당 한가득 활짝 펴 있었다.
꽃밭에 주차를 했었구나~
아무래도 저번에 여기서 세차를 하며 물을 잔뜩 뿌려둔 것이 얘네들을 활짝 피운 게 아닐까?!?!


#민들레 활짝 핀 것을 보니 어서 내가 가져온 라벤더도 꽃밭에 심고싶다.
집에서 키우던 라벤더인데 이제 겨울 끝났으니 밭에 옮겨심으려고 고이고이 가져왔다.
비닐 안에서 풀이 죽은 라벤더-
조심히 꺼내어본다.


한 밤 자고 아침에 심자!


#라벤더
텃밭 옆에 심어두었다.
물을 잔뜩 주었으니, 이제 여기서 햇빛 잘 받고 씨도 뿌려 라벤더밭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닭들 보러 갈 시간.
역시나 경비닭이 용감하게 나와서 꼬꼬댁거리며 우리를 맞아준다.


알이 세 알 있네~
오늘은 마당에서 치운 짚을 깔아주었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깔아주긴 한건데, 이걸 좋아하긴 하려나 모르겠다~~


따뜻한 날씨에는 방 안보다 여기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게 될 것 같다.
마당 수돗가를 치워두었더니 여기 쓸 일이 아주 많아졌어!



텃밭 정리에 들어간다.
텃밭을 가꿔야지- 라고 마음 먹은 적은 단언컨데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마당 가득한 민들레 노란 꽃밭을 보고 나니, 세수도 선크림바르기도 모자쓰기도 잊어버린 내가 여기 쭈그리고 앉아서 호미질에 몰입을 하고 있더라-
나도 모르게 말이다.


이 풀이 뭔지 몰라도 잔뜩 나 있어서 찾아봤는데 부추를 제일 많이 닮았다.


똑같잖아~?!
김치 담글 때 쓴대서 부추는 엄마랑 이모가 수거해 가셨다.


시골집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파란 백수 추리닝 ㅋㅋㅋㅋ
진짜 정신 없이 밭일에 몰입해서 손가락이 다치는 것도 모르고 일했다.
이게.. 뭔데.. 이렇게 몰입되지?!?!
라벤더를 심겠다는 의지가 이렇게 강했다고?!?!
너무 웃기다..


잠시 쉬며 마당에서 찬 물로 발 닦기~
을매나 시원하니!

그러고보니 슬리퍼 신고 밭일을 했다 ㅋㅋㅋ


잡초가 어찌나 강하던지 돌 틈에서도 정말 깊이깊이 뿌리를 내려서 온 몸으로 매달려 뽑아도 뽑아내기가 힘들 정도였다.
여기서 풀뿌리 민주주의 떠올리는 나는 정녕 지역학 전공자.

텃밭 정리중


화분에 꽂아두었던 파도 옮겨심었다.
이 쪽이 남향이라 햇빛을 종일 정말 잘 받는다.

물도 주기~~
대파들이 시원해보인다!


심을 때는 몰랐는데, 대파에 씨가 맺히기 시작하면 수명을 다한 걸로 보나보다.
그래도 이 부분을 잘라주면 다시 자란다고 하던데, 엄마랑 이모가 대파 모종을 심으시길래 그냥 뽑아버렸네.
아쉽.


#텃밭 일하는 장비들로는 호미랑 장갑, 가위 등등이 있다.



어느정도 정리 하고, 놀러가고 싶어져서 씽씽이 타고 시내로 출발!
한 5키로 떨어져있어서 바람쐬기 딱 좋은 거리다.

농협에 있던 예쁜 장화.
괜히 한 번 신어보기.


동네 분들은 신식 기계(?)로 밭일을 하신다.
호미로 한 땀 한 땀 흙을 뒤엎고 나왔는데 기계로 저 넓은 땅을 한 번에 뒤집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물도 좋고~

산도 좋고~


농협 마트 옆에 비료 파는 곳이 있는데, 사무실같이 생겨서 기웃거리고 있으니 일하시는 분이 (계장님이라고 불리시는 분) 씨앗은 안에 있다고 알려주셨다.
사무실 안에서 다양한 씨앗을 팔고 있었다.
샌드위치에 넣을 로메인, 양상추, 훠궈에 먹을 청경채.. 이러면서 고른 씨앗 다섯가지 종류!
13,000원에 다 샀다.
씨앗 사서 룰루랄라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어디 갔니? 모종 사와서 심으려고 왔다~”

내가 텃밭 정리하는 사진을 아침에 보냈더니 그걸 보고 모종을 금세 사오신 모양이다.
엄마도 신난 듯.


농협에서 씨앗 사간 걸 보여줬는데 비웃음당했다.
어느세월에 씨앗 심고 있냐고~~
모종 심어야한다고~~


와….


상추는 물론이고, 대파랑 토마토, 딸기(!!!!!) 까지 있다!

딸기 모종
대파 모종
대파


모종 심은 흙 깊은 곳까지 스며들도록 물을 듬뿍 주었다.


벽돌 있는 곳 가까이 두 줄은 청경채랑 양상추 씨앗을 (엄마 간 다음에) 심었다.
ㅋㅋㅋ
근데 물을 많이 줘서 씨앗이 흘러가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계속 걱정이 되고 있는 중이다..


예상치 못하게 텃밭을 일구게 되었다.
엄청 신난다!!


—————-
이번에 먹은 것들


지난주에 집에서 구운 치아바타에 샌드위치로 아침 :)


텃밭 일 하고 쉬면서 마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너무 맛있어서 이제부터 얼음을 늘 챙겨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역에서 싸 온 김밥과 끓여먹은 라면.
김밥은 총 3줄이라서 한 줄은 계란에 부쳐먹었다.
꿀 맛.

물가에 앉아서 먹으니 꿀꿀꿀꿀맛!!!
바람이 솔솔~ 너무 좋다 여기.


시내 나가서 GS에서 사먹은 게토레이랑 바밤바.
정안이라 그런지 바밤바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저녁은 오일파스타.
소스랑 섞을 때 소금을 안 넣었떠니 싱거워서 먹으며 소금 쳐먹었는데 (ㅋㅋ) 완전 맛있음.

다음 주에는 피클을 담가와야겠다.





#시골집 #시골살이 #텃밭만들기 #모종심기 #봄 #봄봄 #봄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