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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별, 세계여행/독일에 Bahn 하다

버터텅 독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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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독일 여행 가기 전에 독일어를 하고 가고 싶어서 독학을 조금 했었다.

독학할 때 점에서 교재를 몇 권 흝어 보았다. 동영상 강의, mp3 파일도 포함되어 있던 교재 <독일어 첫걸음>를 골라서 나름 두 달 정도 점심시간마다 짬을 내서 열심히 공부 했었다. 책에 들어 있던 동영상 강의로 "독일어가 대충 이런 느낌이다~" 를 알게 되었다. 독일 여행 가서 기본적인 인사말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아주 기본 적인 (<독일어 첫걸음>을 공부하지 않아도 할 수 있었을만한) 것들 말이다. (이 때 듀오링고도 함께 시작했었다. 게임처럼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플이다. 어떤 언어를 시작하더라도 강추할 만 한 어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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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텅 독일어는 올 해 다시 공부를 해 보려고 알아보다가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이트였다. 학원까지 다니기엔 에너지가 많이 들고, 몇 개 없는 후기였지만 후기들이 꽤 괜찮았다. 무엇보다 독일인 선생님이 직접 독일어로 가르친다는 것이 획기적이었다. 


강의보다도 나를 못 믿어서 ( =내가 꿋꿋하게 강의를 잘 들을 수 있을 지 못 미더워서) Schritt 1 (왕초보 반) 20강만 먼저 신청했다. 강의를 한꺼번에 등록하면 할인율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다 등록했다가 전부 안 들으면 그게 가장 손해다. 나같은 사람이 많은지, Schritt 1 이후의 강의만 모아서 Schritt 2,3,4 를 한 번에 구입할 수 있는 패키지가 있다. 


퇴근 후 신랑과 함께 공부했다. 매일은 못했지만 기운이 있는 한 최대한 하려고 했다. 

그 날 진도 나갈 부분을 2페이지를 한 쪽에 인쇄해서 수업을 했다. 

버터텅에 나와 있는 공부 방법을 따라서 예습하고, 동영상 보고, 문제 풀고, 독일어 영상을 봤다. 

대부분의 강의는 한 하나가 20분이 채 안되기 때문에 수업이 금방 끝날 것 같지만, 전체 공부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다. 예습도 그렇고 문제 푸는 것도 한 5강 이후로는 시간이 꽤 걸린다. 다만 집중력이 흐려지기 바로 직전에 모든 것이 끝난다는 점이 절묘하다. 


독일인의 실제 발음을 들으며 공부하니 어학연수 떠난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샀던 교재 <독일어 첫걸음> 의 동영상 강의에 등장하던 한국인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그 발음으로 계속 공부했으면 앞으로의 독일어 수준이 굉장히 많이 차이났을 것 같다.  외국어 공부할 때 우리 나라에는 없는 발음을 '정확하지 않은 한국어로 바꿔서 배우는 것'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버터텅은 바로 그 부분을 제대로 잡아준다. 처음에는 전혀 따라할 수 조차 없던 발음에 계속 노출되다보니 '이렇게 하는 게 맞아?' 하며 긴가민가 했던 발음을 어느덧 따라하고 있더라.


수업을 듣다 보니 내용도 괜찮고 나도 꽤 잘 따라가길래, 나머지 강의도 패키지로 구입했다.

그러면서 교재를 모두 뽑아 3공 바인더에 묶었다. 수업 들을 때마다 교재 뽑는 것도 꽤 귀찮은 일이라서 말이다. 

날을 하루 잡아서 내 것과 신랑 것 2 부를 뽑아서 구멍을 뚫었더니, 내 팔목도 뽑힐 뻔 했다.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 버터텅 독일어 교재 전체(1-80강)를 A4 단면 인쇄하면 3공 바인더에 꽉 찬다. 두께가 6cm 정도.


이렇게 묶어 두고, 필요한 분량 만큼 꺼내서 공부한 후 다시 넣어 둔다.

작년에 다녀온 밤베르크(Bamberg) 에서 찍은 사진으로 표지도 만들었다. 

표지를 볼 때마다 여행의 기억이 떠올라서 독일어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팍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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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병원에 입원했다. 황금연휴동안 병원에서 버터텅으로 휴가를 보냈다. 

우리 둘 다 회사에 안가니 평소보다 또렷한 정신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계속 회사에 안가고 싶다...


황금휴가를 버터텅으로 보낸 병원 휴게실


▲ 원 1층 카페에서 버터텅 강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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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장 : 처음에는 화면을 마우스로 눌러야만 조작되는 줄 알고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키보드의 화살표와 스페이스 바로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다만 내 단어장에 넣으려면 꼭 마우스로 "+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건 불편하다.


▲ 키보드로 단어장 조작하는 방법


연습 문제를 풀면서 궁금한 점이 계속 늘어난다. 마치 예전에 <수학의 정석>을 공부할 때 개념은 이해했지만 연습문제를 풀 수 없었던 것과 같다. 버터텅의 질문 방을 한 번 쭉 보면서 공부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질문방의 내용들도 발췌해서 교재처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고등학교 때 제 2 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웠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der des den dem..." 이렇게 중얼거리던 것 때문에 현대 독일어에서는 그렇게 안한다는 버터텅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순서가 계속 헷갈린다. 무의식중에 나도 듣고 기억되었나보다. 어쨋든 관사의 격 변화와 인칭대명사가 시작되니 본격적으로 진짜 독일어를 공부하는 실감이 (이제야) 든다.


버터텅 80강을 모두 끝내고 다시 독일로 여행을 떠나는 그 날 까지 즐겁게 공부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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